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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례(글, 책 등등 리뷰)/책 리뷰 ㅣ 다른 책들

꿈꾸는 책들의 도시 리뷰

by Letssa 렛사 2022. 1. 13.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7918108

 

꿈꾸는 책들의 도시

책들이 꿈꾸는 도시 부흐하임에서 펼쳐지는 서사시!책들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 발터 뫼르스의 판타지 소설 『꿈꾸는 책들의 도시』. 상상의 대륙 차모니아, 그 중에서도 책들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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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많이 갈릴 책이다.

평이 대체적으로 좋은데, 그 이유가 처음 이 책을 볼 때 특유의 문체와 지루함을 넘지 못한다면 바로 책을 덮을 것이기 때문이다. 좋아할 수 있는 사람만 볼 수 있는 책이라는 뜻이다.

문체는 좋게 말하면 화려하지만, 미사여구를 많이 붙인 탓에 현학적으로 보일 정도다. 내 기준으로는 어린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거기에 대한 설명을 쏟아내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익숙해진다면 문장 하나하나에 모든 걸 눌러담고, 묘사를 해놓았기 때문에 문장을 읽는 순간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그 장면이 눈에 그려지게 된다.

초반은 지루하지만 가면 갈 수록 흥미진진하다. 처음 지루한 부분을 위한 팁을 주자면 몇몇 흥미롭다고 느껴지는 구간만 자세히 읽고 대충 넘어가도 그렇게 큰 일은 나지 않는다. 다만, 중요하게 다루는 인물들의 이름은 한국어를 쓰는 사람에게는 어렵겠지만 외워두는 것이 좋다. 뒤에서 나오게 되는 인물들이 많다.

나도 초반의 그 지루함을 넘기지 못해 책을 덮을 뻔했다. 가장 처음 나오는 대부시인의 유언 장면에서 나름 유머라고 죽어가는 자가 남기는 마지막 말을 뱉는 장면을 쓰면, 그런 글을 읽다가 도중에 중단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데 나는 오히려 그 순간 책을 덮고 싶을 정도로 지루해서 그런 면에서 유머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하지만 매우 좋은 책이다.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무장되어있는 책에,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이 담겨있다. 작가들을 위한 메세지와 작가들을 둘러싼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은유적으로 풍자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가가이즘'이 싫다고 하는데 이 책에는 다다이즘 같은 표현이 들어있기도 해서 아이러니한 유머를 볼 수도 있다. 이 외로도 많은 패러디가 등장하는데 과거의 작가나 시인, 작곡가 등등 많은 유명인들을 패러디한 것들도 있다. 이름을 변형시켜놓았기 때문에 알기 어려운데 그래도 알고 본다면 또 재밌는 하나의 요소가 된다.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다. 특유의 과장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분위기에 맞는 삽화는 그 상상력을 도와준다. 무서워보이면서도 궁금해지는 삽화들을 보면 그 도시의 향기가 풍겨져나오는 것 같다.

글의 주인이 누굴일까라는 궁금증 하나로 책을 이끌어가는데 그것만으로도 너무나도 흥미롭다. 한 가지 의문이 주요 소재이니 만큼 그 주인이 드러나는 순간 힘이 빠질 수도 있는데 그 뒤로도 충분히 재밌게 풀어냈다.

이 책은 작가가 겪게 되는 고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글을 쓰기를 망설이고, 글을 쓰다가다고 멈춰서 포기해버리고 싶고, 이 문장이 아닌 것 같아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며 수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다가도 이 책에 나오는 '오름'을 겪고 단번에 훌륭한 글을 쓰기도 한다. 

무의미한 상상력과 현실성 없는 망상을 좋아한다면 볼만 하다. 관점만 다르게 한다면 실용적인 책일 수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좋아할만한 것들이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이기에 재밌게 보았다. 만약에 이 책을 보고 비슷한 책을 보고 싶다면 차모니아 시리즈가 더 있다고 하니 더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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