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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례(글, 책 등등 리뷰)/책 리뷰 ㅣ 다른 책들

조지오웰 1984 리뷰

by Letssa 렛사 2021. 3. 2.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894344

 

1984

조지 오웰 타계 70주년, 추모 특별판 마침내 원형을 회복한 완전한 『1984』를 만나다! [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소설, [뉴스위크] 선정 100대 명저, BBC 선정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하버드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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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빅브라더라는 단어의 시초가 된 책이라는 들어서이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속박, 무지는 힘. 이 문장은 책의 유명한 구절 중 하나이다. 빅브라더의 시초, 그리고 아무리 봐도 모순적인 문장. 그 말은, 이 책은 독재를 풍자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해하면 좋은 시대 배경이 있는데 먼저, 1984라는 제목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연도인 1948에서 4와 8을 바꾸어 쓴 것이라고 한다. 고로 엄청나게 오래된 책이다. 1948년은 세계 2차대전이 막 끝나고 냉전기가 도래한 시대상을 가지고 있다. 그 당시 소련의 전체주의, 나치의 이미지를 차용하였다.

 

처음에 이 소설을 봤을 때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던 것 같다.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빅브라더'의 독재에, 끊임없이 반복하는 전쟁, 사람들을 감시하는 텔레스크린, 부모를 사상범으로 고발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것에 의문을 품고 있는 주인공 윈스턴. 이런 상황에 빠진 주인공을 보면 보통 그런 것을 기대하지 않는가? 주인공이 독재를 타파할 방법을 찾아내 혁명을 일으키는 것. 작가도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독자라면 그런 걸 기대했겠지. 윈스턴은 당에 의심을 가지고 일기장에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라는 말을 적어넣는다. 일기장에 적는 게 왜 문제냐고? 이곳은 일기장마저 검열당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윈스턴은 줄리아의 쪽지에 서로 사랑에 빠진다. 이 세계에서는 사랑이라는 것은 사상 범죄에 해당한다. 오브라이언은 자신을 당의 스파이라고 소개하며 반당조직인 형제단에 가입할 것은 권유한다. 윈스턴은 오브라이언에게서 당의 반역자인 '골드스타인'의 책을 받기까지 한다. 의심, 사랑, 반체제, 책. 여기까지 전부 잘 되어가는 것만 같았다. 중간중간 불안하고 들킬 것만 같고, 사형을 당할 것 같은 암울한 분위기였지만 뭐 어떤가. 하지만 그 뒤부터 내용은 말 그대로 '예상대로였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개인 단 한 명의 힘으로 독재에 맞서 싸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브라이언은 그저 당 내부의 사상범을 색출하기 위한 업무를 진행 중인 것뿐이었다. 윈스턴은 애정부(법과 질서를 유지한다는)에 갇혀 고문을 당하고 오브라이언에게 심문을 당한다. 사랑했던 줄리아를 배신하고, 자아를 개조당한다. 그는 결국 빅브라더를 사랑했다.

 

읽다 보면 기시감이 드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는 텔레스크린이라던지, 진실을 계속 왜곡하여 과거를 수정하는 모습이라든지, 가상의 완벽한 통치자라던지. 현대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꼭 있다. 오히려 자유를 보장하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서로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것처럼 세상이 변해왔다. CCTV, 빅데이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트위터...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다 보니 그런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있지만, 그 책임보다 과도하게, 또는 책임을 저버리기 위해 통제와 감시를 하는 경향도 있다. 자유의 끝이 독재와 닮은 것일까, 아니면 잘못된 방향을 가고 있는 것일까는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지경에 온 것 같다.

 

마지막 부록에는 신어가 무엇인지 설명한 것이 있다. 신어는 그것을 표현할 방법 자체를 없애 당의 방침에 어떠한 의문도 가지지 못하게 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생각이 언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나는 실제로 완벽히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람이라면 환경에 어느 정도 휩쓸릴 수밖에 없다. 완전히 사고를 지배하지는 않지만, 영향력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신어와 같이 이러한 환경이 모이고 모이면 사람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경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정치적인 이유로 책 그 자체보다 유명세를 더 탔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에 한 방을 날리는 그런 책이었지만, 오히려 신어와 같이 사람들의 생각을 움직이게 만드는 용도로 의도적으로 사용된 책이기도 한 것 같다. 나는 그러한 점이 맘에 들지 않지만 뭐 어쩌겠는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모든 사람이 뚜렷한 의식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며, 세상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끔찍한 세상에 살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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