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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례(글, 책 등등 리뷰)/만화ㅣ애니ㅣ영화ㅣ게임 리뷰

아야와 마녀 리뷰

by Letssa 렛사 2022. 2. 8.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나온 3D 애니메이션이다.

지브리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보통 생각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 아니라, 그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게드전기와는 다르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좋은 반응을 했다고 해서 관심을 두고 봤다.

 

 

스틸컷이 공개되었을 때 지브리 특유의 셀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은 공격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애초에 2d 애니메이션을 원했고, 3d 애니메이션일 것이라면 그것을 완벽히 3d로 옮겼으면 하는 사람들의 바람이었던 것 같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그렇게 그래픽 퀄리티가 나쁜 편은 아니다. 연출도 마찬가지. 하지만 나쁘지 않다는 거지 아주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브리 특유의 느낌을 3d로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노력한 부분들이 보였고 어느 정도는 먹힌 것 같다. 배경 같은 경우는 미니어처 같이 표현한 부분이 많은데 나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있기는 있는 것 같다. 그래픽적인 문제로는 머리카락과 피부표현, 그리고 2d의 느낌을 가져오기 위해서인지 3d치고는 조금 많이 과장된 표정 등이 있는 것 같다. 머리카락 같은 경우는 딱딱하게 표현되기보다 한 올 한 올 살리는 것이 좋았을 거고, 피부표현은 클레이 같다는 반응이 많은데 반사되는 것과 투과되는 빛이 좀 더 표현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사실 그 두 가지만 어느정도 해결되었다면 그래픽이 별로라는 혹평을 받지는 않았을 것 같다. 완전히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준수하다.

 

 

스토리 면에서도 어설픈 면이 보였다. 원작은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먼저, 아야츠루의 엄마가 가장 처음에 나오는 마녀인 것 같은데 처음에 나온 대사 빼고는 어떻게 그것을 추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보육원에서 파란 머리 마녀, 벨라 야가와 맨드레이크 집으로 옮겨간 것까지는 괜찮은데 아야츠루가 벨라 야가에게 처음부터 왜 그렇게 적개심을 가졌는지 잘 모르겠다. 게다가 보육원 원장의 마녀같은 게 있을리가 없다는 말을 보면 마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은 있지만 완전히 있다는 사실이 널리 퍼진 세상은 아닌 것 같은데 아야는 벨라 야가가 자신이 마녀라고 소개하는 말에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마법을 가르쳐달라 하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맨드레이크가 화가 났을 때 맨드레이크의 방에서 사진만을 보고 붉은 머리 마녀와 맨드레이크가 좋아한 사이였다는 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맨드레이크와 벨라 야가가 마음을 풀고 아야츠루에게 잘 대해주는 것도 너무 한순간에 바뀐 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엔딩 부분은 아야의 엄마가 아야와 만나게 되었으니 분명 극적인 엔딩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처음에 봤을 때 상당히 황당했다. 애초에 아야의 엄마인 붉은 머리 마녀가 아야의 엄마가 맞는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나오는 문제였고, 그걸 유추할 수 있는 게 애니메이션의 극 초반에만 나왔지, 중간에는 그와 관련된 것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아야가 자신의 부모를 만나고 싶어하는 장면도 없었고, 그게 엔딩이어야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엔딩으로 만들어야 했다면 좀 더 아야의 엄마에 대해 흘리는 내용이 많아야 했지 않을까 싶다. 밴드에 관한 내용도 필요는 했겠지만, 포스터에 아야가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는 포스터가 있는데 그 정도로 비중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좀 더 자세하게 나왔으면 하는 점도 있다. 사실 이런 것들을 느끼면서 초보 때 볼 수 있는 실수를 보는 느낌이었다. 현실적이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소한 부분에 신경을 쓰다 보니 막상 큰 틀을 놓치는 것이다.(본인도 소설을 쓰면 이렇게 되기 쉽다고 느끼고 있고, 고쳐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림에도 적용되는 것인데 크게 보지 못하고 작은 디테일만 잘 그리려고 노력하다가 한 부분은 실사적이고, 다른 부분들은 평면적으로 그려져 디테일한 부분만 생각하며 잘 그렸다고 본인 스스로 생각하지만 사실 다른 사람 눈에는 괴기스러운 그림이 되는 경우다. 글, 스토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이리저리 안 좋은 말만 늘어놓았지만 사실 기대감이 큰 만큼 실망감도 커서 그런 것 같다. 아무래도 지브리 스튜디오라는 것에 큰 기대감이 있고, 그것을 따라잡기란 힘든 일일 테니까 말이다. 사실 그래픽이나, 연출, 아기자기한 일상물로 바라본다면 그렇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명작이라기에는 어렵지만 기대감 없이 한 번쯤은 봐도 좋을 평작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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